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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자면 OK…

약과 음식은 같은 뿌리”

중국 전통 문화의 전도사 취리민(曲黎敏)

 

글|저우진(周瑾)

 

“중국인들은 왜 물건을 사다라고 할 때 ‘마이동시’(買東西)라며 동, 서는 살 수 있는데‘남북을 사다’라고 하지는 않을까요? 중국 음양오행사상에서  동은  목(木)을,  서는  금(金)을  뜻하고  남과  북은  각각  수(水)와  화(火)를 가리킵니다. 당연히 남북(물과 불)은 사고 팔 수 없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매매(买卖), 사고 파는 것)’도 하나의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TV프로‘글에서 사람까지’의 녹화현장은 매우 소박하게 설치되어 있다. 다실처럼 된 공간에서 취리민(曲黎敏)은 종이(宣紙)에 생각나는 대로 한자(漢字)를 쓰고 그것들을 중의 이론과 연결시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관중들은 평소에 늘 접촉해 오던 글자들에 이토록 깊은 뜻이 담겨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한자는 이처럼 매 글자마다 어떠한 이치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리민은 베이징중의약대학교 부교수이며 베이징 톈런이이(天人醫易) 중의약연구소의 소장이다. 그는 다년간 중의 전통 문화의 전파와 홍보에 앞장서 왔고 여러 차례 베이징대학교, 칭화대학교 등 유명 대학교와 CETV(중국교육방송), 베이징TV 등에 초청되어「황제내경(黃帝內經)」과 양생의 지혜를 강의했다.

취리민은 요즘은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양생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황제내경」중의 경전들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바를 TV, 도서 등을 통해 알기 쉽게 해석해 주는 것을 그는 문화인으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저서「머리에서 발끝까지 건강 챙기기(從頭到腳說健康)」는 출간 2일 만에 서점의 주간 판매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매일 쌓이는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직업상, 책대로 스스로를 챙기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

건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신체 건강과 정신적 건강 외에 건강한 인간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 ‘중의는 없는 병도 치료한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된다. 병이 생기면 치료를 하고 감기에 걸리면 계지탕(桂枝湯)을 마시는 것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다. 중의에서 말하는 감기는‘몸 표면이 허함(表虛)’, 즉 정서가 긴장된 탓에 몸에 바람이 드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것인가? 매우 쉽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면 된다. 요즘 사람들은 다들 너무 바빠서 생활의 여유를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힘들게 일하고 돈을 버는 목적은 더욱 좋은 생활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일’과 ‘건강한 생활’을 대립시키고 주말이 되어야 생활을 누린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아침 신선한 과일 주스와 빵 몇 조각을 먹는 등 작은 습관을 통해서도 충분히 건강생활을 누릴 수 있다.

간혹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양생을 하느냐고 물어본다. 내가 중의전문의니까 중약이나 자양 강장 식품을 만들어 먹지 않을까 생각하는 모양이다. 사실 전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중의는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고 본다. 감기 탕약을 이야기할 때 언급한 적이 있지만, 계지탕과 마황탕(麻黃湯)은 의사가 환자의 발병 상황을 기초로 떼어 주는 처방이다. 그러나 이 약 속에 들어 있는 생강과 붉은 대추는 음식에 속한다. 그러므로 감기 초기 증세가 있는 사람은 생강과 붉은 대추를 끓여 먹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점에 가득 꽂혀 있는 건강 도서들 중 어떻게 자신에게 적합한 책을 고를 것인가?책에 적혀 있는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하는가? 무슨 기준 같은 것은 없는가?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강 관련 책들을 다 읽어 본 것이 아니라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처지가 못 된다. 건강 도서가 대량으로 출판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더욱 질 높은 생활을 영위하려 하기 때문이다.

나의 독서 습관을 말하면, 아무래도 고전을 많이 읽는 편이다. 고전이 바로 이 업계의 표준이 아닐까.「황제내경」과「상한론(傷寒論)」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책들은 모두 원리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리를 알고 그것을 따르면 보약을 한 보따리 먹는 것 보다 효과가 있다.“저녁에 밤샘 작업을 해도 이튿날 낮에 충분히 잠을 자 주면 괜찮지 않을까”고 문의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아니다. 중의 이론에서 밤은 음(陰)에 속하기에 인체는 휴식이 필요하다. 반대로 낮은 생장을 주도하는 시간인데 이 시간에 잠만 잔다면 생장을 억제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밤에 일하고 낮에 잠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다. 

현재 중의는 양의에 다소 밀리는 처지이지만 많은 외국 운동 선수들이 중의 치료를 받고는 그 효과에 놀란다. 어떻게 하면 중의 요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적극적인 홍보와 전파를 통해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파고 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프로그램의 대부분 시간을 중국 문화를 알리는 데에 사용한다. 중국의 고전, 경전들은 모두 인간을 연구하고 있다.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학문이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황제내경」은 인간의 오장육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는 경전이다.「설문해자(說文解字)」도 인간을 연구한다. 즉 언어와 문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성 문제를 연구한다.

이 모든 것들이 인간에서 출발해 인간의 정신, 영혼 등을 이야기한다. 의학과 문화는 서로 융합된 것이다. 또한 그래야 생명 의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음식의 도(道)는 조화에 있다. 이‘조화’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고대 사회에서‘조화’를 아는 사람은 두 부류뿐이었다. 하나는 요리사고 다른 하나는 악사(樂土)다. 요리사가 추구하는‘조화’는 음식, 조미료와 불의 세기의 완벽한 조화로, 아주 소박한 것이다. 악사가 추구하는‘조화’는 이에 비해 고상한 것이지만, 양자가 따르는 도리는 일치한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극중 인물이 한의원에서 약을 지어 와 병을 치료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인어아가씨」에서는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뜸을 떠주기도 한다. 중국에서 중의 문화의 전파를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젊은 세대에 대한 교육이 특히 중요하다. 영국에서 경제를 전공하던 중국 유학생이 인터넷을 통해 내 프로를 접하고는 귀국해 나를 찾아 왔다. 더욱 우수한 문화와 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학한 그들이었지만, 결국은 중국 문화의 깊이를 발견하고 귀국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나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다. 내가 뿌린 모든 씨앗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내 강의를 들은 10만 명의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이라도「황제내경」,「설문해자」를 열심히 읽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중의 그리고 중국 전통 문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정을 일깨워 주는 것이 바로 내가 지향하는 바다. 중국에는‘不絕如縷(끊어질 듯 말 듯 하면서도 이어진 한 가닥의 실)’이라는 성구가 있다. 내게 큰 포부는 없다. 그냥 누군가 나로 인해서 중국의 전통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물론, 그 중에 특별히 이해력이 빠른 사람이 있다면 더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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