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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는 없는 병도 찾아 치료하고
돌팔이는 드러난 병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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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는 몸과 마음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즉, 건강은 심신의 조화와 내적 및 외적 환경의 상호 작용의 결과라는 것이다. |
글|저우진(周瑾)
중국 서점에서 판매량이 베스트 10위 안에 드는 도서 중엔 건강 관련 책이 꼭 들어있다.「인체 사용 핸드북(人體使用手冊)」,「내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라(無毒一身輕)」,「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 챙기기(從頭到腳說健康)」,「내가 의사다(求醫不如求己)」등은 모두 인기 건강 도서다. 기존의 건강의학 도서와는 달리, 이들 책들은 디자인도 예쁘고 이해하기 쉽게 씌어져 넓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요즘은 질병이 없는 사람도 ‘내 건강은 내 스스로 챙기기’에 열성이기 때문이다.
‘치료보다는 예방’이라는 말은 중국 고대 의서에서 하나같이 주장하는 내용이다.「한비자(韓非子)」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명의 편작(扁鵲)이 국왕 채환공(蔡桓公)의 피부에 병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치료를 권했다. 그러나 몸에 별로 이상을 느끼지 못한 채환공은 “의원들은 늘 병도 없는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는 보상을 받기를 바란다”고 조롱했다. 10일 후, 편작은 채환공에게 병이 이미 근육에까지 뻗쳤다며 치료를 권했으나 국왕은 여전히 귀담아 듣지 않았다. 또 10일이 지나 편작은 병이 이젠 위장에까지 미쳤다고 했으나 이번에도 채환공은 그의 말을 스쳐 지나 버렸다. 그렇게 또 10일이 지났다. 멀리서 채환공을 본 편작은 돌아서 가버렸다. 채환공의 병세는 이제 치료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던 것이다.
중의(中醫)에서는 명의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거나 곧 발생하게 될 질병을 치료하지만 돌팔이는 이미 발생한 질병만 치료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중의에서 말하는 ‘수준 높은 의사는 나라를 치료하고, 보통 의사는 사람을 치료하고, 수준 낮은 의사는 병만 치료한다.(上醫醫國,中醫醫人,下醫醫病)'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젊은이 성인병 급격히 늘어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인간의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생활방식이 60%를 차지하고 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8%에 지나지 않는다. 과음, 폭식과 밤샘 작업 등은 모두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비만, 우울증은 물론 성인병인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에 시달리는 환자가 늘고 있다. 생활 리듬이 빨라지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도시의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도시 직장인들의 건강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옛날에는 노인들이나 몸에 신경을 써 건강 관련 책을 뒤져 보고 몸에 좋다는 약이나 과일을 챙겨 먹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웰빙 식단, 양생지도(養生之道) 등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몸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요즘 베이징과 상하이의 채식 전문 음식점은 이런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온 가족이 채식전문식당에서 외식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또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 검진도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지만 지금은 관심이 높아져 거의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
중국인이라면 길에서 아무나 붙들고 물어도 양생 비방 한 두 가지쯤은 안다. 중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던 한 한국인 여성이 감기 기운이 있어 중국 동료에게 이를 호소하자 그 동료는 대뜸 감기에 좋다는 비방 몇 개를 알려 주었다. 티슈를 가늘게 말아 콧구멍을 살살 건드려 재채기 하는 방법(중의에서 감기는 몸에 한기가 차 발생하는 질병이므로 재채기를 해 몸 속의 한기를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고 주장), 흑설탕을 물에 타서 생강과 함께 끓여 뜨거울 때 마셔 땀이 나게 하는 방법 등이다. 다른 한 동료는“겨울에 무를 많이 먹고 여름에 생강을 많이 먹으면 의사를 찾을 일이 없다”고 귀띔해 주기도 한다.
중의 이론에 따르면, 여름에는 체내의 양기가 말초에 집중되어 오장육부가 차가워진다. 이럴 때 생강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으면 건강 회복에 좋다. 그리고 여름철 더운 때일 수록 차가운 냉수를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위에 한기가 찼을 때 냉수를 마시면 오히려 더욱 갈증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울 수록 따똣한 물을 마셔야 한다.
생활 속에서 흔히 섭생으로 치료하거나 간단한 동작, 습관들로 질병을 예방하는 것도 중의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의는 양의와는 달리, 세 가지 기능이 있는데 첫째가 양생, 둘째가 보건, 셋째가 치료다. 중의에서 가장 용한 의사는 바로 양생 의사다. 양의는 인체의 어떤 기능이 변화를 일으킨 뒤에야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한다. 그러나 중의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질병 치료가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중의는 ‘예방’을 위주로 양생과 보건에 중점을 둔다. 평소의 식습관을 개선해 질병을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질병은 오장육부에 대한 조절을 통해 경락을 소통시키고 인체 저항 능력을 키우는 근본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예방과 원인치료가 중의의 목표
곽씨(35. 여)는 베이징시 수광(曙光)병원 ‘없는 병 치료(治未病)’진찰실을 찾은 첫 번째 환자다. 회사에서 재무를 관리하고 있는 곽씨는 평소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입맛이 없어 병원을 찾으면 늘 몸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그녀는 없는 병도 치료하는 진찰실이 생겼다는 소문을 들고는 곧바로 진찰실을 찾았다. “지금은 병이 없지만 나중에 혹시 생길지도 모른다”는 게 찾은 이유다.‘없는 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바로 ‘없는 병도 찾아 내 미연에 예방한다’는 것이다.
‘없는 병 치료’진찰실이 생긴지 1년 후, 중국 의학계는 중의의 ‘없는 병 치료’는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 신진대사 장애 질환 등 중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인정했다.
곽씨와 같이 일정한 직위에 오른 중, 장년 직장인들은 업무에 대한 압력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평소에 운동을 할 시간이 없어 몸에 이상이 생기기 일쑤다. ‘없는 병 치료’ 진찰실을 찾는 이런 환자들에 대해 병원에서는 개인 기록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도록 조치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의는 단지 쓴 탕약을 처방하는 것일 뿐이라고 여기는데 이는 오해다. 중의는 몸과 마음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즉, 건강은 심신의 조화와 내적 및 외적 환경의 상호 작용의 결과라는 것이다.
의사는 곽씨에게 다양한 처방을 내렸다. 식단개선으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고 태극권(太極拳), 오금기공(五禽戲), 수영, 등산, 달리기 등 여러 가지 치료기법을 처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