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잡지를 구독하 |



글|리후이펑(李慧鵬)
칠월 칠석(七夕節)은 특별한 로맨틱한 분위기로 인해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로 불린다. 옛날 한나라(漢代) 여인들은 칠석날 밤이면 하늘 중천에 걸린 밝은 달을 향해 제사를 지냈다. 지혜로운 마음과 솜씨 좋은 두 손을 달라고, 좋은 옷감을 짜는 재간과 원만한 인연을 내려달라고 하늘 신에게 비는 것이다. 그리하여 칠석날은 일명‘걸교절(乞巧節, 재주를 비는 명절)’혹은‘여아절(女兒節)’이라 불리기도 했다.
오늘날에 와서 바느질을 배우는 여성은 매우 드문 편이지만 사람들은 현대적인 감각과 방식으로 칠석날을 기념하고 있다.
현재, 칠석날만 되면 서방의 밸런타인데이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남녀들도 애인을 위해 선물을 마련한다.“칠월 칠석을 한 달 앞두고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십자수 (十字繡)를 준비해왔다”고 말하는 장 씨 성의 아가씨는 무척 행복한 모습이었다. 루이뷔통(LV)의 로고를 모방한‘십자수’도안에 대해 그녀는“남자친구가 기뻐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진짜 루이뷔통보다 더 귀중한 선물이다”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샤오왕(小王)은 칠석날 여자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데이트를 신청할 예정이라 했다. 칠석날 만찬은 BBQ로 정했다고 한다. “서양음식은 너무 공식적인 것 같고 지켜야 할 예절도 번거롭다. 더욱이 칠석날에 서양 요리를 먹는 자체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다. 자유롭고 구속이 없는 BBQ가 젊은 층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샤오왕의 얘기다.
물론 칠석날을 지내는 방식 상 현재와 고대에는 현저한 차이가 나지만 사랑을 기념한다는 핵심내용만은 변하지 않았다.
전설에 따르면 우가장(牛家庄)에 우랑(牛郞)이라 부르는 청년이 있었는데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형님과 같이 살고 있었다. 마음이 악독한 형수 마씨(馬氏)는 늘 우랑을 괴롭혔다. 어느 날 우랑은 산속에서 병으로 쓰러진 늙은 소를 발견했다. 마음씨 착한 우랑은 소의 병을 치료하고 나서 집으로 끌고 왔다. 사실 우랑이 구한 늙은 소는 하늘에 사는 회우대선(灰牛大仙)이었는데 천규(天規)를 어긴 이유로 인간세계에 추방됐다. 그 후 마 씨가 여러 번 우랑을 해치려 했으나 매번 늙은 소가 우랑을 구원했다. 부아통이 터진 마 씨는 결국 우랑을 집에서 쫓아내었고 우랑의 곁에 남은 것은 오직 늙은 소뿐이었다.
어느 날, 하늘에 사는 직녀(織女)가 인간세계에 놀러 내려왔다. 우랑은 늙은 소의 도움으로 직녀를 알게 되었고 그들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후 직녀는 남몰래 인간 세상에 내려와 우랑의 아내가 됐다. 직녀는 하늘에서 가져온 천잠(天蠶)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누에치기, 실뽑기, 주단 짜기 기술도 가르쳐주었다. 결혼한 우랑과 직녀는 슬하에 일남 일녀를 두었고 행복한 생활을 했다. 그러나 얼마 뒤 천제가 이 일을 알게 돼 서왕모(王母娘娘)가 직접 하늘에서 내려와 직녀를 데려갔다.
행복한 가정은 깨졌고 우랑은 늘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늙은 소는 우랑에게 자기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신으면 하늘에 올라갈 수 있다고 알려줬다. 늙은 소가 죽은 후 우랑은 그 가죽으로 신발을 만들어 신고 아들딸과 함께 하늘에 날아올라 갔다. 그러나 직녀를 거의 따라잡을 무렵 서왕모가 금비녀를 뽑아 한번 휘젓자 물결이 출렁이는 은하(銀河)가 생겨났다. 우랑과 직녀는 이렇게 은하의 양안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들의 사랑에 감동된 까치들이 무리를 지어 오작교(鵲橋)를 만들어 주었다. 서왕모는 매년 칠월 칠일이 되면 두 사람이 오작교에서 만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중국 민간의 4대 ‘사랑의 전설’중 하나인 우랑과 직녀의 전설이 곧 칠석날의 유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