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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학원, 못하는 것 없다

 

|양샤오(杨笑)

    정수기에서 물을 받는 순간 열 살 정도 보이는 두 어린이가 바람같이 내 옆을 달려 지나갔다. 하마터면 종이컵을 떨어뜨릴 뻔한 나에게“안녕하세요”하고 한마디 남기고는 달음질을 계속한다.“애들이 또 지각했네. 저 애들 선생님 많이 무서운 분인데”. 카운터 안쪽에 앉아 있던 중년 여성이 웃으며 말한다.

    서울 목동에 위치한 이 작은 중국어학원이 내가 일하는 곳이다. 다른 학원들과 마찬가지로 카운터, 사무실, 회의실, 교실이 다 갖춰져 있다. 방금 얘기한 중년 여성은 이 학원의 원장님이다. 내가 이곳에 취직한지도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처음 왔을 때는 학생이 많았는데 후에 교사가 줄면서 학생수도 줄어들었다. 수완 좋은 원장님은 수입원을 늘이고 경비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교실 세 칸을 다른 수학학원에 임대했다.

    한국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여러 분야의 각종‘학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중ㆍ초등학교 학생 상대로 수업을 하는 수학, 영어, 글짓기, 미술학원 외에도 중국어학원, 한자(漢字)학원, 요리학원이나 꽃꽂이, 다도를 가르치는 학원, 심지어 신부수업을 위한 ‘신부교실’까지 없는 것이 없다. “당신의 상상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해낼 수 없는 일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의 학원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어떤 기술, 능력이든지 배우고 싶다면 거기에 알맞는 학원을 찾을 수 있다. 학원은 그 어떤 증명서나 인증 같은 것을 제공하지 않지만 자격시험에 지원할 경우 학원으로부터 필요한 시험 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쟁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직장인은 수시로 충전의 압력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직장인은 외국어를 배우거나 자신의 컴퓨터 활용능력을 높이기에 힘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은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다양한 자격증을 얻으려 힘쓴다.

    한국인이 교육에 대한 집착 정도는 전 세계적으로 소문이 났다. 한국에 와서 늘 들어본 말 한마디가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고로 개개인의 두뇌자원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여전히 ‘점수로 인재를 선별하는’ 입시교육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최고의 고교와 최고의 대학교를 나와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진 부모들은 명문대를 나와야만 주류사회에 진입이 가능하고 좋은 신랑을 물색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한국에는‘3연(三緣)’, 즉‘혈연, 지연, 학연’이 있다. 혈연이나 지연은 바꿀 수 없는 것이나 유일하게 후천적으로 쟁취 가능한 것이 곧‘학연(學緣)’이다. 좋은 학연을 만나야 나중 주류사회에서 입지를 굳히고 인맥을 쌓아 놓을 수 있다는 것.

    이런 제도와 교육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의 책가방 무게만 늘어난다. 수업시간을 학교 나름대로 대폭 늘이는 중국의 경우와 달리 한국의 학교는 일반적으로 오후 3-4시면 하루 수업이 끝난다. 학교를 마치고 나서 아이들은 부모들이 정해준 학원에 가야 한다. 수학, 영어, 예술계 학원의 경기가 줄곧 호황을 이룬 원인이 여기에 있다. 많은 초등학생은 아침 6시에 영어학원에 나가서 저녁 10시 쯤 피아노학원을 마쳐서야 집에 돌아온다. 어쩌면 직장인보다 더 힘든 일상이다.

    학원 열풍은 풍부한 사회교육자원을 제공한 동시에 일부 폐단도 가져왔다. 정규 교사를 포함한 학교의 우수한 교육자원이 높은 봉급을 주는 사회인 학원으로 흘러들어갔다.‘학생들이 학교에서는 잠을 자고 학원에서 공부하는’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가정들은 높은 사교육비 때문에 가계에 무거운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 내에서 교육제도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부모들이 자식의 창조력 개발에 주의를 돌리는 가운데 일부 도시와 학교들이 창의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이제는 도처에서‘창조’와‘창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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